1.
오쇼 라즈니쉬의 이야기 중 두개의 우물 이야기
옛날 어떤 사막 왕국에 두개의 우물이 있었다. 하나는 왕의 우물이었고 하나는 백성의 우물이었다. 어느 날 백성들이 쓰는 우물에 독이 풀려서 우물물을 마신 사람들은 모두 미쳐서 날뛰며 침을 흘리며 춤을 추기시작했다.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우물물을 마셨다.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미치기 시작했다.
왕은 신하에게 물었다.
"내가 어찌하면 좋겠는가."
신하가 대답한다.
"왕께서도 그 물을 드시는 법 밖에 없는 듯 합니다."
왕은 우물로 걸어가 우물물을 마셨다. 그리고 결국 왕도 미쳐서 춤을 추며 침을 흘리기 시작했다. 그때 백성들이 외쳤다.
"드디어 우리 왕께서 제정신으로 돌아오셨다!"
2.
'더이상 사랑받지 못하는 것 만큼 대상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은 없다 - 파스칼 키냐르'
이 문장을 여러 번 곱씹는다. 끊어 읽기도 하고 단숨에 읽기도 한다. 나는 나의 왕이 잘 했느냐, 못 했느냐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. 나는 아마 자격 없는 사람일 것이다.
노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,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. 평소와 같이 일어나고, 학교에 가고, 내키면 가지 않고, 술을 마시고, 잠이 들었다. 그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눈물을 보이셨다고 들었을 때도 마음 약하신 분이라고 생각했다.
며칠 뒤, 잠이 오지 않아서 버스를 타고 광장으로 나갔다. 광장에 가면 누군가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.
하지만 광장을 가득 메운 많은 사람들 중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. 연기가 없는데 매캐한 냄새가 났다.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울었다.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.
그는 스스로 단상에서 내려온 왕이었다. 백성들과 한 번 이야기 해보자던 왕. 수 많은 신하가 부정했으나, 백성이 사랑한 왕이었다.
그리고 백성을 사랑했던 왕. 그는 나의 왕이었다.
나의 왕에게 칼을 들이민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. 나는 권선징악을 믿지 않는다.
그들은 마치 그런 일이 없었던 듯 살 것이며 슬픈 얼굴로 왕의 영정 앞에 설 것이다. 백성들은 한동안 그들을 비난하겠지. 하지만 어김없이 백성들은 죽은 왕을 잊을 것이다. 해가 뜨고 지고, 계절이 바뀌는 것 만이 자연의 법칙이 아니었다. 백성들은 점점 망각하고, 망각하지 않은 자는 점점 더 괴로울 것이며, 비난 받은 자들은 점점 비대해 질 것이다. 이것 또한 자연의 법칙이었다.
노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지나쳐오며, 나는 생각했다. 나는 나의 왕이 필요하다.
이제서야, 나는 나의 왕이 필요했다. 그래서 나는 자격 없는 사람이었다. 누구든 원망하고 싶었으나 주체가 없다. 그 때 왕을 비난하던 자들은 왕이 되었다. 그들은 나의 새로운 왕이 되었고, 새 왕은 입을 막고 있다. 기괴한 얼굴이다.
주체할 수 없이, 나의 왕이 보고 싶었다. 하지만 누구에게 그를 돌려달라고 말한다는 말인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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